청소년 범죄, 정치권도 “엄벌” 외치지만…


추미애·우원식 “관련법 개정 검토”
표창원 등 소년범 형량 강화 주장

‘처벌 강화’ 우려 목소리도 적잖아
“미국도 청소년 엄벌주의 효과 없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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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10대 강력범죄가 잇따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면서 정치권도 앞다퉈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에만 무게를 둔 숙성되지 않은 법안을 쏟아내면서 “경솔한 접근”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을 언급한 뒤 “청소년 범죄가 점점 저연령화, 흉포화되고 있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민 법감정에 맞도록 관련법 개정 논의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우원식 원내대표도 “아동 인권을 지키면서도 청소년 범죄를 예방·근절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법 개정을 통한 국회 차원의 세밀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가 청소년 강력범죄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미 표창원·이석현(민주당) 의원은 관련 입법에 착수했다고 밝힌 상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소년범의 징역형을 15~20년으로 제한한 ‘소년법’·‘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과 함께 현재 만 14살인 형사 미성년자의 나이를 만 12살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바른정당의 하태경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흉포화되는 청소년들의 범죄에 적극 대처해 나갈 수 있게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소년범 강력범죄 형량 강화를 주장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 ‘소년법 폐지’ 서명이 20만건을 넘기는 등 국민적 분노가 높아지자, 여야가 입을 모아 ‘엄벌주의’를 외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대응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라며 좀더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법의 방망이를 쥔 이들이 성찰하지 못하고 법만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우려스럽다”며 “소년범죄를 줄일 방법이 필요한 때에 강력한 처벌에만 무게를 둬선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미국에서도 청소년 강력범죄가 논란이 되니 소년범의 감형제도를 폐지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엄벌주의를 통한 해결은 보다 깊이있는 노력을 회피하려는 것뿐이고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경계했다. 가정·소년 단독판사로 소년사건을 오래 다뤘던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소년범의 교정·교화를 목표로 한 소년법의 정신은 매우 소중한 것”이라며 “개탄해 마지않을 사건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10대들에게 전과를 남기는 데만 급급한 사회는 온전한 사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이기도 한 박 의원은 “대신 충분히 교화한다는 차원에서 현재 6개월(단기), 2년(장기)으로 제한된 소년범의 소년원 송치 처분을 5~6년으로 늘리는 소년법 개정안을 당론 법안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무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소년법 폐지 청원이 있다고 해서 (법률 자체를) 폐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어 (법률 개정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법을 폐지하기는 어렵지만 적용 나이를 낮춰 미성년자의 강력범죄 처벌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의 논의는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엄지원 기자, 여현호 선임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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